문화탐방

지리산 성모상

산청에 얽힌 전설ㆍ설화이야기

지리산 성모상

천왕봉의 산신은 여자인데 반야봉의 산신은 남자라고 한다. 여자로서 남자를 기다리는 것은 당연지사이므로 여신은 항상 높은 곳에서 반야봉을 바라보며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을바람이 부는 밤에 천왕봉 산신이 반야봉 산신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백무동 뒷산에 흰 옷자락이 펄럭이므로 남자 산신이 오는 것으로 착각한 여신이 애타게 기다려도 오지 않으므로 그곳에 가보니 왕새가 허옇게 피어서 바람에 나부끼는 것이었다.

화가 난 여신은 왕새풀을 피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에 지금도 그곳에는 왕새꽃이 없다고 한다. 천왕봉 일대에 모시갈래(松落 )가 나무와 절벽에 실처럼 늘어져 자생하고 있는데 그것은 천왕할머니 모시갈래라고 한다. 여신이 남자 산신을 기다리면서 짬짬이 모시 베를 짜기 위해 모시를 갈라놓았는데 일구월심 기다려도 남자 산신이 오지 않으므로 “오지 않는 이의 옷은 지어 무엇하랴”하고 화가 치밀어 모시를 흩어 버린 것이 바람에 날려서 걸려 있다고 전한다.